2020. 7. 23. 14:31ㆍ사회
캠핑 열풍 맞물려 작은 해변서 거리두기 텐트 피서족 늘어
숨은 피서지도 인기..어린 자녀 둔 가정은 홈캉스 선택하기도
작은 해변의 거리두기 캠핑 인기 [촬영 양지웅]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유명 해수욕장이 아니라도 피서에는 충분하네요. 경포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작은 해변에서 가족과 행복한 여름 추억을 한적하게 만들고 있어요."
강원 양양군 현남면의 작은 해변인 인구해수욕장에서 텐트를 치고 가족과 한적한 시간을 보내는 한수영(42·서울 성동구)씨는 시원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작은 피서의 장점을 얘기했다.
한씨는 여름이면 어린 아들과 경포, 속초 등 유명 해수욕장을 즐겨 찾았다.
하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파가 붐비는 피서지를 찾기 꺼려졌다.
가족과 함께 올해 피서지를 찾던 중 동해안의 작은 해변들이 눈에 들어왔고 캠핑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인구해변을 택했다.
백사장 뒤로 펼쳐진 솔밭에 널찍이 텐트를 펴고 가족과 즐기는 휴가는 색다른 피서였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파가 몰리는 유명 해수욕장을 꺼리는 피서객들이 늘면서 강원 동해안 작은 해변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해수욕장 사회적 거리두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죽도, 인구, 아야진, 남애, 순긋, 명파 등 동해안 6개 시군에 숨어있는 캠핑 명소 해변들은 거리두기 속 피서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속속 찾아오고 있다.
해안도로 인근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차박(차에서 숙식하는 휴가 형태)을 즐기려는 피서객들이 몰고 온 캠핑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인구해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주민은 "올해는 코로나19에 이른 무더위까지 겹쳐서 그런지 지난달부터 해변에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며 "작년보다 피서객이 많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작은 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은 널찍이 거리를 두고 텐트를 펼치고서는 한적한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다.
숨겨진 열대야 피서지인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 광장도 피서객들이 타고 온 캠핑카와 텐트로 북적이고 있다.
열대야 모르는 대관령 휴게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곳은 해발 830m 정도로, 20분 거리의 강릉보다 한여름 기온이 7∼10도가량 낮다.
휴게소와 연결된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에는 물이 흐르는 작은 골짜기와 울창한 나무가 만든 그늘에서 피서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더위를 식히는 명소다.
낮에도 캠핑카들이 머무르며 시원한 백두대간 바람을 즐기고, 피서객들은 잘 가꿔진 주변의 산을 등산하고 책을 보며 시원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홈캉스(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형태)를 선택한 가정도 눈에 띈다.
어린 자녀를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고자 부모들이 옥상이나 마당에 간이 수영장과 그늘막을 설치하고 집에서 함께 휴일을 보내는 가정도 늘고 있다.
춘천지역 전원주택단지인 만천리에서 8살 아들과 함께 홈캉스를 즐기고 있는 임모(39)씨는 "사람이 붐비는 피서지에 자녀를 데려가기가 망설여져 마당에 튜브 풀장을 놓았다"며 "아들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여름이 즐거워 [연합뉴스 자료사진]
춘천지역 맘카페 게시판에는 임시 수영장이나 튜브형 풀장 등 홈캉스 용품과 텐트, 타프 등 캠핑용품 중고거래 문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춘천시의 중고 캠핑용품점 직원은 "매장 방문객과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 같다"며 "일부 인기 제품은 들여놓기 무섭게 빠져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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