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26. 18:31ㆍ사회
광주 한방병원들 환자 유치 경쟁 과열
피부 미용 서비스에 찜질방 설치까지
한방병원 찾은 광주 시민 10명 중 3명은 '입원'
전문가들 "광주 한방병원 무분별한 환자 유치가 가짜 환자 양산"
광주의 한 한방병원이 운영 중인 찜질방(사진=김한영 기자)
"2주간 무료로 석고 마사지해드릴게요, 입원하세요."
최근 허리가 뻐근했던 김모(여·50)씨는 한방병원에 입원하면 찜질방 이용과 함께 무료로 석고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광주의 한 한방병원에 입원했다.
서구에 사는 박모(여·62)씨도 교통사고를 당한 뒤 목에 통증이 있어 한방병원에 입원했다. 박씨는 물리 치료와 경락 마사지, 네일아트 서비스도 받았다. 비용은 당연히 무료였다.
최근 광주에 난립한 한방병원들이 환자 유치를 위해 병원 안에 찜질방을 설치하고 마사지샵 등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 호남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광주의 한방병원 수는 2014년 72곳, 2016년 93곳, 2017년 최고 104곳까지 늘었다가 현재 86곳(지난 4월 기준)이 운영 중이다. 전국에 370곳의 한병병원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무려 23.2%에 달한다.
광주의 한방병원 입원율은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으며, 한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광주 시민 10명 중 3명은 한방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기준 광주의 한방병원 '입원율'은 31.2%로 전국 평균 13.6%보다 무려 17.6%포인트 높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이처럼 광주의 한방병원 입원율이 높은 이유는 의료실비 보험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병원마다 불법과 탈법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환자들을 유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주에서 지난 2010년대부터 한방병원이 난립하면서 병원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찜질방과 무료 마사지, 네일아트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행 의료법에는 누구든지 본인 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유인·알선·소개하는 등의 환자 유인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이 직접 환자 유치를 위해 찜질방을 운영하거나 비급여 대상인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으면서 광주의 한방병원들이 의료법의 맹점을 노려 다양한 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한방병원이 마사지 등을 미끼로 아프지도 않은 이른바 '나이롱 환자'들을 유치해 이들이 장기간 입원해 입원보험금 등을 타면서 보험수가도 오르고 있다는 게 보험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광주는 한방병원이 많고 보험사기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어 한방병원의 무분별한 환자 유치에 대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호남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마사지와 찜질방 이용 등이 의료법상 문제가 없더라도 이로 인해 가짜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고가 나면 눕고 보는 지역으로 알려진 광주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선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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