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 12:53ㆍ사회
■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이용재 /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38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이천 물류센터 신축 공사장 화재. 참사 전부터 화재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차 합동감식이 오늘 오전부터 진행 중인데 반복되는 화재 참사,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고 또 해결책은 없는 건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나와계시죠?
인명피해가 너무 컸습니다. 38명 숨지고 10명이 다쳤는데 일단 먼저 이렇게 인명피해가 유독 컸던 이유 짧게 짚어볼까요?
[이용재]
일단 화재 위치가 지하층에서 났기 때문에 지하층에서 난 화재가 건물 전체를 감싸고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라는 게 1차적인 원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안전관리 부분에 있어서도 상당한 문제점이 있었지 않았겠느냐 이렇게 요약해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안전관리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었다고 얘기해 주셨는데 그래픽 하나만 틀어주시겠습니까. 첫 발생지점이 지하 2층으로 추정되는데 지금 보는 그래픽처럼 피해는 2층에서 가장 컸습니다. 2층에서 18명이 숨졌는데. 이 이유, 어떤 이유입니까?
[이용재]
물론 2층에서 많이 사망자가 나온 건 그 층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 작업자가. 또 하나는 3층이나 4층에서 작업하셨던 분들이 대피를 하기 위해서 1층으로 나가려고 하는 중에 미처 나가지 못하고 2층 정도에서 고립이 돼서 사망하셨을 수도 있고요. 그런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람이 애초 많았을 수도 있고 대피 과정에서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을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이 부분 봐야 될 것 같아요. 물류창고 내에 창문도 없고 또 비상대피로도 하나, 그나마 복도 폭도 매우 좁았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데. 이러면 사실상 이렇게 화재가 발생을 하고 앞에 연기가 자욱하면 대피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봐야 하지 않습니까?
[이용재]
그렇습니다. 특히 이 물류창고 같은 경우는 용도의 특성상 일반 건물과는 다르게 창문의 면적이 굉장히 좁습니다, 규모에 비해서. 그러다 보니까 일단 유증기 배출도 쉽지 않고요. 또 하나 화재가 났을 경우에 유독가스의 배출도 다른 건물보다는 좀 더 어렵고요. 그리고 거기에 폭발이 있었다라고 하는데 폭발이 있었다고 하면 그것이 바로 화기로 이어지고 폭발이 있음으로 인해서 화재 진행 속도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이 일반화재보다는 폭발을 동반하지 않은 화재보다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그러다 보니까 그 내부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대피할 시간이 굉장히 짧아지는. 그래서 인명피해가 컸다. 또 공간 구조상으로도 이게 좀 복잡할 수도 있고요. 아직 완성된 일반건물이 아니다 보니까 대피하는 데도 지어진 건물보다는 더 어려운 여건이지 않았겠느냐 이렇게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제 각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현장 직원들의 이야기를 살펴봤을 때 크게 세 가지 실정법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그래픽 준비돼 있죠.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용접 때 원래는 불꽃이 튀지 않게 덮개를 설치해서 그러니까 불이 나는 것 자체를 막기 위해서 덮개를 설치하게 돼 있는데 덮개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현장 직원들의 증언이 있고 또 화재위험이나 감시, 대피를 돕는 전담 인력, 다른 일을 하면서 겸사겸사 하는 게 아니라 전담 대피를 돕는 인력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도 없었다.
그리고 작업장 반경 5m 안에 용접할 때는 반경 5m 안에 소화기가 설치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안 보였다.
이런 현장 직원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부분 어떻게 봐야 됩니까?
[이용재]
객관적인 말씀을 좀 드리겠습니다. 일단 이렇게 위험한 작업을 할 때는 근로자분들이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해서 위급 시 대비해서 교육 전에 최소한 안전교육, 화재가 나면 어떻게 대처하라라든지 이런 교육이 됐는지 안 됐는지 그게 또 짚어봐야 될 부분이고. 또 하나는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소방법에서 요구하고 있는 화재감시자의 배치가 제대로 됐는지, 안 됐는지 또한 배치가 됐다고 하면 이분이 현장에서 다른 업무를 본 게 아니라 오로지 이 업무만을 집중해서 할 수 있었는지 아닌지의 부분.
또 하나는 이런 위험한 작업을 할 때는 옆에 자재가 쌓여 있게 되는데 그 자재를 치우든지 아니면 치울 수 없는 여건이라고 하면 방화포라고 그래서 덮개죠. 그걸 덮어놔서 불씨가 튀지 않도록 해야 되는 이런 조치 등. 또 소화기도 작업자로부터 5m 이내에 있어야 된다든지 이런 것들이 현장에서 과연 지켜졌는지, 안 지켜졌는지 이런 부분들을 정말 세밀하게 짚어봐야 될 부분이고요.
소화기도 마찬가지죠. 과연 작업자로부터 5m 거리 내에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었는지 이런 부분들을 아주 면밀하게 짚어봐야 되고 그래서 거기에 대한 책임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의 중요한 요인들이니까요. 이런 것들이 지켜졌는지, 아닌지가. 그런 부분에 대한 조사나 이런 것들이 앞으로 철저히 진행돼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불이 난 당시로 한번 가보겠습니다. 지금 폭발 원인로 지목된 게 유증기인데 이 유증기가 기름방울이라는 거거든요. 우레탄폼에 불이 옮겨붙어서 생긴 건데. 우레탄폼에 불이 옮겨 붙었을 때의 위험성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까?
[이용재]
일단은 조금 더 상세히 말씀을 드리면 하나 우리가 전제할 건 우레탄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하다는 것은 아니에요. 물론 위험하다고 보지만 우레탄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고요. 또 하나는 그 종류라는 건 다른 것도 있겠지만 거기에 얼마만큼 난연성이 있는 걸 그 첨가제를 넣어서 얼마만큼 난연성을 확보했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우레탄도 다양한 종류들이 있습니다.
[앵커]
교수님, 난연성이라는 건 불이 잘 붙지 않도록 하는 건가요?
[이용재]
불이 잘 안 붙고 혹시 붙는다 하더라도 타는 듯, 마는 듯 하다가 빨리 꺼지는 거죠. 그게 난연성인데요. 분명히 이 부분이 설계나 난연성 있는 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혹 현장에서는 그 난연제를 섞어서 희석을 해서 사용을 해야 되는데 일부 현장에서는 그런 것들이 안 지켜지고 난연성을 주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추가되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걸 안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현장에서. 그러니까 품질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그렇다면 화재시에는 이게 같은 우레탄이라고 하더라도 더 위험한 게 있고 상대적으로 훨씬 덜 위험한 게 있는데 이것을 정말 막게끔 설계 기준이나 이런 것에 맞게끔 안 썼는지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무조건 우레탄이 위험하니까 앞으로 쓰지 말자, 쓰면 안 된다고 하는 건 좀 현실과 거리가 있는 얘기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현장에서 이런 안전과 관계되는, 화재 안전과 관계되는 품질관리가 제대로 됐는지, 안 됐는지 이런 부분들이 좀 더 세밀하게 짚어봐야 될 부분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난연성 부분 조금 이따가 더 짚어보고 우레탄폼과 함께 또 지적이 되는 게 화재 때마다 이야기가 나옵니다. 샌드위치 패널인데 물류창고 지을 때 왜 일단 샌드위치 패널로 짓는 거고 이거 안 쓰면 안 되는 건지 이 부분 궁금하거든요.
[이용재]
안 쓰면 안 될 건 아니겠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본다면 냉동창고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창고나 공장 같은 데서는 샌드위치 패널을 거의 전면적으로 쓴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왜 그러냐면 샌드위치 패널이라는 게 좋은 점도 많습니다. 단가, 시공성, 공사기간 이런 성능이 아주 우수하거든요.
그런데 단점이라고 하면 대체적으로 샌드위치 패널 계통들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거고. 그러다 보니까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하면 이런 샌드위치 패널들을 얼마만큼 공장이라든지 창고라든지 그거의 위험도에 따라서 선별적으로 위험한 곳에서는 난연성 있는 것을 쓰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는 거고요. 또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곳이라면 난연성이 떨어지는 걸 써도 무방하고 이런 것들에 대한 세밀한 관련 규정이나 지침이나 이런 것들을 다시 한 번 정비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죠.
[앵커]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우레탄폼이나 아니면 샌드위치 패널 같은 경우 가성비가 좋아서 어쨌든 이걸 안 쓸 수는 없다, 이런 얘기를 해 주셨는데. 그러면 쓰더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난연성 재료를 첨가하든 아니면 외벽, 불이 잘 붙을 수 있는 외벽 같은 경우는 난연성 재료를 더 써서 불이 안 나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 권고규정이 있는 건지 궁금한데요.
[이용재]
그런 거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당연히 있는 것이죠. 그런데 또 하나는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기준 마련하는 게 1차적으로 제일 중요한 부분이고요. 그다음에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 게 과연 그런 것들이 현장에서 얼마만큼 지켜질 것이고 그걸 얼마만큼 지켜지도록 감독을 할 것이며 이러한 세밀한 부분까지도 제도적인 뒷받침이나 이런 것들이 부합될 때만이 개선될 수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규정을 잘 만들어놓고 한들 현장에서 그걸 경제적인 논리로 인해서 안 지킨다면 무용지물이 돼 버리는 거죠. 그래서 그런 것까지 아주 세밀하게 제도적인 마련이 필요하죠. 그것을 지키지 않았을 때는 정말 엄청난 데미지가 가는 이런 벌칙이라고 할까요. 이런 것도 아울러 마련될 때 이런 안전과 관계되는 제도들이 탄력을 받고 정착될 수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규정도 중요하지만 그걸 지키는 사람들도 중요하다 얘기를 해 주셨고 그러려면 당연히 양벌규정이라든지 처벌규정 이런 것도 현실적으로 더 돼서 정말 안 지키면 공사를 강행하는 것보다 손해가 가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좀 해 보면 연기가 아주 금방 번졌는데 그래도 78명이 동시에 작업하고 있던 현장입니다. 만약에 지하 2층에서 불이 났는데 지상 2층, 3층, 4층으로 빠르게 전파가 됐으면 이렇게 까지 피해가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지적도 나오거든요.
[이용재]
물론 그렇습니다. 이게 사고가 나고 화재가 났다는 사실이 근로자분들에게 빨리 전달이 돼서 예컨대 비상방송이 있다든지 이래서 무조건 화재 진압보다도 더 중요한 게 인명 안전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정보 전달 체계가 제대로만 돼 있었다 하더라도 그래서 근로자분들이 빨리 대피만 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엄청난 인명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죠. 그래서 앞으로는 규모가 작은 현장은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대규모의 현장 같은 경우에는 특히 위급시에 비상방송을 할 수 있는 체계라든지 이런 것들도 보완이 돼야 또 다른 이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하나 질문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밀폐된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분들 많은데 만약에 이런 화재가 발생하면 물론 안 되겠지만, 불이 안 붙게 해야겠지만 발생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또 당국 차원에서는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지, 인명피해 최소화의 관점에서 이야기해 주신다면요?
[이용재]
대비도 철저히 하고 제도정비도 해야 되겠지만 현장에서 특히 평상시 위험하지 않은 작업을 할 때는 의미가 없는 이야기겠지만 이렇게 위험한 유증기가 발생되거나 화재위험이 있거나 그런 작업이 진행되기 전에는 그때그때 안전교육이, 몇 달마다 하는 건 필요 없고요. 그때그때 기본적인 안전교육이 따라야 되겠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는 근로자분들도 이런 위험한 작업을 할 때만큼이라도 지금 시점에서 어떤 사고가 났을 때 나는 어디로 대피할 것인가를 정말 30초만이라도 작업 전에 한번 이렇게 머릿속으로 생각해 보시는 것도 아쉬운 얘기지만 추가를 하고 싶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작업 전에 30초 전에라도 동선, 만약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디로 빠져나갈지 그런 것들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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